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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조직문화

감정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상사에 대하여 이직한 지 1년이 지났다. 일이 재미있고 양적 연구 방법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다만 회사의 주요 서비스인 광고를 테스팅하고 캠페인의 활동을 평가하는 일이 내가 오랫동안 하고 싶은,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 그래서 여전히 이직은 준비하고 꿈꾼다. 그럼에도 회사 조직 문화가 매우 만족스러워서, 당분간은 이곳에 나를 맡겨놓아도 좋겠다는 느낌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기록해두려는 것은, 직속 상사는 아니지만, 같이 일하는 영국인 컨설턴트 Simon에 대한 이야기이다. 50대 중후반인 Simon은 내가 처음 이직을 했을 때부터 가장 많이 함께 프로젝트를 해온 컨설턴트이다. 나는 뭐 본투비 한국인인지라,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대할 때는 긴장을 하고 공경심이 디폴트로 깔리는 편.. 더보기
[후기] Midterm Review - 상반기 중간 평가 지금 있는 회사에 온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입사 후 처음으로 오피셜 한 '상반기 중간 평가'를 가졌다. (그간 1:1로 매달 매니저와 서로 점검하는 시간을 갖기는 했었고 이미 '상반기'는 한참 지났지만 말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지난 6개월 간의 업무를 성찰해보라는 안내메일이었다. Do not only look at what you have done, but also how you think you have done it. What went well, what could be improved and what have you learned from that? 1. 지난 6개월 동안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했는가 2. 잘된 점은 어떤 것이고, 어떤 부분을 더 향상시킬 수 있었는가? 3. 그리고 .. 더보기
"열심히 말고 스마트 하게 일하기 워크숍" 참가 후기 | 스트레스 이해하기 지난주, 회사에서 "Work Smart, Not Hard Workshop" ("열심히가 아닌, 스마트하게 일하기 워크숍") 트레이닝이 있었다. 내가 다녀본 네덜란드 회사 중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해 트레이닝을 실행한 곳은 이 회사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트레이닝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받아보신 분들은 후기를 공유해주셨으면 좋겠다.) 리서티 디렉터에게서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식("Working effectively")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트레이닝을 신청하라는 메일이 왔고, 이에 회신하자 신청자들은 소규모 그룹에 배정되어 순차적으로 트레이닝이 진행되었다. 그렇게 나도 지난 수요일, 2시간씩 3주에 걸쳐 진행이 되는 트레이닝의 1주 차를 받았다. 첫 번째 세션은 1명의 트레이너와 6.. 더보기
재택근무 2년차의 일상 코로나로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2년 차. 제일 마음에 드는 건 시간을 유연하게 쓸 수 있는 점이다. 평일 아침 8시부터 9시30분까지 새로 발굴한 카페에서 라테를 홀짝거리며 평온하게 일기를 쓸 수 있게 될 때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업무시간을 30분 정도 늦게 시작하는 것에 불과했음에도 ‘농땡이 피운다고 생각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한동안은 상당히 쫄려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인 아니랄까 봐, "9시 출근 5시 퇴근"을 '어긴다'는 생각에 걱정도 죄책감도 많이 느끼고 있었다. 평소에도 나는 일을 왜 꼭 9시에 시작해야하는지, 오전 7시에 미리 일을 해두고 아침을 즐기면 안 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엄밀히 말하면, 내 계약서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사이의 시간에 주 40시간의 업무.. 더보기
나의 디지털 노매드 경험기 (3) - 체크리스트 앞선 포스팅에서 디지털 노매드의 핵심은 "유연하게 쓸 수 있도록 주어진 업무 환경을 얼마나 나에게 맞게 최적화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는 내용을 공유했었다. 이와 함께, 유연한 업무 환경을 나에 맞게 정돈하려면 내가 어떤 업무 환경에서 가장 빛나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내용도 언급을 했었다. 이 기준을 찾기란 쉬울 수도 있고 어려울 수도 있다. 이는 내가 내 몸과 감정을 얼마나 잘 인지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나같은 경우, 남들의 의견이나 조언에 쉽게 귀를 기울이는 편이어서 내 기준을 찾고 세우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렇게 몇 년 간의 시도 끝에 내 나름대로 정립해본 '디지털 노매드'가 갖추어야 할 업무 공간 체크리스트를 공유해보기로 한다. (물론 철저히 나에게 맞추어진,.. 더보기
나의 디지털 노매드 경험기 (2) - 마인드셋 한시적 포기: "디지털 노매드? 나는 아닌가 보다!" 앞선 포스팅에서 2017년 나의 첫 디지털 노매드 시도를 공유하며 '정녕 디지털 노마드는 나랑은 맞지 않는 삶의 방식이란 말인가!'라며 좌절을 느꼈다고 했었다. 디지털 노매드로 살기에는 내가 생각보다 더 깐깐하고 업무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나와 달리 디지털 노매드는 계속해서 바뀌는 업무 환경에 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사람만이 채택할 수 있는 업무 형식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나는 아닌가보다!'라는 결론으로 나름의 첫 실험이 종료 마무리한 후 내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디지털 노매드라는 삶의 방식으로 도입한 적은 없다. 포기를 포기한 끝에 그런데 4년이 지난 2021년 여름. 나는 그리스 코푸(Corfu).. 더보기
나의 디지털 노매드 경험기 (1) - 2017년 첫 시도 2017년 3주간 홍콩에서 시도해본 디지털 노매드 생활기이다. 설레는 시작에서부터 좌절스러웠던 첫 시도의 끝 맛을 정리해보았다. 시작은 언제나 설레지 우연인지, 필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오고 있는 일들 대부분이 일하는 장소에 제약을 받지 않는 일들이었다. 이러한 특성이 모험을 좋아하는 본래 성격과 만나 자연스럽게 디지털 노매드라는 삶의 방식에 끌리게 되었다. 처음 '이런 삶의 방식도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된 것은 2015년. 앤스페이스에서 일을 할 때 만난 매니저님 중에 코워킹 스페이스, 커뮤니티, 디지털 노매드 생활에 정말 꽂혀 있는 분이 계셨는데, 그분 덕분에 세상 어딘가에는 아침에는 서핑을 하고 저녁에는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나에게도 2017년 디지털 노.. 더보기
커리어 계발 | 어떻게 조언을 받아야 할까? 커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변 어른들에게 조언을 구해봤을 것이다. 나 역시 부모님, 학창 시절 선생님, 대학교 때 교수님, 회사 상사, 심지어는 동네 카페 사장님까지, 나보다 오랜 시간을 살면서 일을 해온 사람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커리어를 계발해야하는지?'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많다. 사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기저에는 두려움이 깔려있다. '어떻게 커리어를 계발해야 실패하지 않을 수 있을지?'라는 인생에서 실패를 면하고 싶은 마음 말이다. 다시 말해 커리어 계발에 대한 조언을 구할 때의 본질은 두려움을 어떻게 맞서야하는지를 묻고자 하는 데에 있다. 그러다보면 다양한 종류의 조언을 들을 수가 있는데 다음과 같이 조언을 분류해보았다. 1. 본인이 살면서 겪은 두려움과 좌절, 후회를 나에게 쏟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