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회사에서 "Work Smart, Not Hard Workshop" ("열심히가 아닌, 스마트하게 일하기 워크숍") 트레이닝이 있었다.
내가 다녀본 네덜란드 회사 중에서 '일하는 방식'에 대해 트레이닝을 실행한 곳은 이 회사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도 이런 트레이닝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혹시 받아보신 분들은 후기를 공유해주셨으면 좋겠다.)
리서티 디렉터에게서 효과적으로 일하는 방식("Working effectively")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트레이닝을 신청하라는 메일이 왔고, 이에 회신하자 신청자들은 소규모 그룹에 배정되어 순차적으로 트레이닝이 진행되었다. 그렇게 나도 지난 수요일, 2시간씩 3주에 걸쳐 진행이 되는 트레이닝의 1주 차를 받았다.
첫 번째 세션은 1명의 트레이너와 6-8명의 참가자로 이루어진 소규모 그룹으로 진행되었다. 트레이너가 일방적으로 강의를 하는 방식이 아닌 참가자 개개인에게 질문을 던지고 상황을 이해하는 인터렉티브 한 환경에서 진행이 되었기에 생각보다 내용이 구체적이었고 배운 점도 많았다. 이에 1주 차 세션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해보았다.
1. 스트레스에도 목적이 있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는 생존을 위함이다. 스트레스는 인간의 본능이 보내는 사이 중 하나이다. 위기에 대비해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보호본능. 그러니까 스트레스 받는다고 이를 무작정 미워하고 제거하려고 급급해하며 스트레스받지 말자.
흥미로운 점은 무엇을 스트레스로 인식하는지에 따라 스트레스는 받을 수도 있고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관점에서 스트레스가 인식이 된다는 점이다. 내가 어떤 렌즈를 끼고 있느냐에 따라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한다는 것과 같다.
2. 스트레스에도 중독이 될 수 있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적인 반응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가 오늘날 흔하고도 중요한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스트레스에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자기 시간 줘도 못써... ‘스트레스 중독’ 급증 - 코메디닷컴
스트레스는 종종 명예의 훈장이 된다. 잠을 아끼고 쉬는 시간을 줄여 노력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학습이나 노동에 시간을 할애하며 스트레스를 감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
kormedi.com
스트레스로 가득한 뇌는 마약을 잔뜩 흡입한 상태의 뇌와 유사한 상태가 되는데 마약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에도 중독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이게 정말 나에게 유용한 스트레스인지' 아니면 '내 머리가 만들어낸 스트레스인지'를 의식적으로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날 것이고 무엇보다도 뇌가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에 익숙해질 것이다.
3. 5%의 인식하는 뇌를 활용하라.
우리 행동의 대부분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진다. 95% 이상의 행동들이 이미 관습, 문화, 습관에 따라 '자동화'된 것이다. 아래 참고영상은 세션 중에 함께 시청한 것인데 우리가 얼마나 '자동화된 행동'을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영상이다.
광고 안에는 눈이 많이 내린 다음 날 출근길, 차에 쌓인 눈을 치우는 운전자가 나온다. 당연하게 자기 차인 줄 알고 열심히 눈을 치우던 운전자는 눈을 다 치우고 나서야 본인 차는 앞 차였음을 깨닫는다.
만약 눈을 치우는 반사적인 행동을 하기에 앞서, 이 차가 내 차가 맞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더라면? 혹은 제대로 된 제설 장비를 마련하고 눈을 치우기 시작했다면? 이 사람의 스트레스 지수는 훨씬 낮지 않았을까?라는 것이 트레이너가 던진 질문이었다.
이렇게 자동화된 행동을 잠시 멈추고 행동의 유용성을 생각할 때 필요한 것이 5%의 인식하는 뇌 (Conscious brain)이다. 인식하는 뇌를 적절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행동에 옮기기 전 잠시 멈추어 거는 것이 중요하다. 무의식적으로 반응으로 무작정 행동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적절한 행동을 고민한 후 대응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적재적소에 인식하는 뇌를 사용함으로써 상황에 대한 수동적인 반응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자신에게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고 스트레스가 될 상황을 줄일 수 있게 된다.
Smart working? Do the right things right!
1회차 세션을 마무리하면서 트레이너가 나누어준 요약 파워포인트에 있던 문구 중 하나이다. "스마트하게 일하는 법은 해야할 일을 맞는 방법으로 하는 것이다."라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었다.
물론 효율을 올리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더욱 빠르게, 간단하게, 간편하게 일을 하는 데에 집중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효율이 좋은 것(=빠름)과 생산적인 것(=많음)은 효과적인 것(=임팩트)과 다르다. 빠르게 만든 엑셀 파일 100개가 사실은 만들 필요도 없는 파일이었다면 어떻겠는가.
바쁘게 몰아치는 업무들 중에서 이런 고민을 할 시간은 사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 20초 내가 잠깐 생각을 한다고 해서 업무에 크게 지장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시간은 내가 만들어내는 것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나 역시 이번 기회를 통해 스트레스를 스스로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보고,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과연 필요한 일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드는 연습을 해보려고 한다.
'스타트업 > 조직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정을 표현하고 공유하는 상사에 대하여 (1) | 2022.01.12 |
---|---|
[후기] Midterm Review - 상반기 중간 평가 (0) | 2021.10.10 |
재택근무 2년차의 일상 (0) | 2021.09.04 |
나의 디지털 노매드 경험기 (3) - 체크리스트 (0) | 2021.08.15 |
나의 디지털 노매드 경험기 (2) - 마인드셋 (0) | 2021.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