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하기/심리학

회사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1분 명상법

류하 (流夏) 2021. 3. 21. 02:30

 

이미지 출처: Pexels.com

 

나는 명상 전문가는 아니다. 특별히 강습을 받은 사람도 아니고, 전문 워크숍을 들어서 명상을 '배운'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요가원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온갖 종류의 명상을 시도해본 사람으로서 이번 포스팅이 직장 내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매우 도움이 되고 있다.) 

 

내가 처음 명상과 유사한 활동을 접한 것은 6년 전 요가를 시작했을 때이다. 이후 실제로 '명상 전문' 수업을 들어본 것은 5년 전 무중력지대라는 서울시 청년 공간에서 원데이 클래스에서 였다.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눈을 뜨고 한 곳을 바라보는 명상을 시도했을 때이다. '응? 이게 뭐지? 나 지금 뭐하고 있는거지?' 라며 온갖 잡생각이 다 들었었다. 명상은 나와는 좀 거리가 먼 활동 같이 느껴졌었다. 

 

그렇지만 나는 명상이 대체 뭐길래 이렇게 붐이 생기고 있는지 궁금했고 사람들이 너도나도 말하는 '어메이징'한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뇌과학적으로 명상의 효능을 논하는 글들을 읽으면서 호기심이 일었다. (관련기사) 그렇게 여러 종류의 명상을 조금씩 다 시도해보기 시작했다. 누워서 하는 명상, 음식을 먹으면서 하는 명상, 차를 마시면서 하는 명상 등등등.

 

안타깝게도 반응은 대체로 다 시큰둥 했었다. 이게 대체 뭐지 싶고 여전히 나는 딴 생각에 10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그러다가 2년 전,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여러 회의가 끝나고 너무 피곤해서 나도 모르게 버스 안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냥 천천히 버스에서 나는 소리에 집중해보았다. 엔진 소리가 들렸고 차 뒷문이 열릴 때 나는 공기 빠지는 소리가 들렸으며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머리를 조이고 있던 근육들이 쏴-하게 풀리는 느낌이 들었고 특히 정수리와 양쪽 머리 옆 부분에서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그 때 나는 처음으로 나만의 '명상'이라는 걸 해보았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명상에는 정답이 없다. 수 많은 명상법을 시도하다 보면 나에게 맞는 방법을 결국에는 찾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나에게 맞는 방법이란 내가 그 순간에 집중하여 머리를, 뇌라는 장기와 근육을, 편안하게 해주는 방법을 말한다. 나의 경우, 머리를 조이고 있는 근육들이 풀리는 느낌, 이 매우 시원하고 알싸한 느낌을 따라 이에 맞는 활동들을 찾다 보니 하나 둘 씩 나에게 맞는 명상법을 알게 되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내 뇌가 주는 느낌을 따라가는 것이다. 나의 경우, 숨에 집중을 하는 명상, 걷기 명상, 소리 명상이 나와 잘 맞는다는 것을 지난 5년간의 시도 끝에 알게 되었다. 

 


 

명상에 맛을 들인 내가 최근에 응용하고 있는 명상법은 시간 관리 기술인 포모도로 방법과 결합한 방식이다. 우선 포모도로 기법은 매 25분마다 5분씩 휴식을 취하도록 되어있는 시간관리 기법이다. 25분 동안 집중해서 해 낼 과제를 1-2개 정도 정해놓고 그 외의 것은 신경을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요점인데 우선순위를 세우는 데에도 도움이 되서 매일 사용하고 있다. 참고로 아래의 웹사이트를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포모포커스: pomofocus.io/

 

Pomofocus

An online Pomodoro Timer to boost your productivity --> Pomofocus is a customizable pomodoro timer that works on desktop & mobile browser. The aim of this app is to help you focus on any task you are working on, such as study, writing, or coding. This app

pomofocus.io

중요한 것은 쉬는 시간 5분이다. 25분이 끝나는 알람이 울리자마자 나는 하고 있던 일을 멈춘다. 그리고 쉬는 시간 5분을 시작하는 버튼을 누른 후에 10번씩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면서 숨에 집중을 한다.

 

천천히 숨을 쉬다보면 1분 10초 정도 시간이 걸리는데, 그 1분 10초 동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든다. 

 

'내가 지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데...' 
'방금 클라이언트가 보낸 이메일에 답장해야하는데...' 
'아... 그 다음에는 이걸 이렇게 하고 저건 저렇게 해서....' 

 

이런 생각이 들다보면 한 몇 초간은 내가 숨을 쉬고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생각에 빠져든다. 머리와 몸이 따로 놀기 시작한다는 것 알아차리고 생각에서 빠져나와 숨에 집중을 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한다. 

 

'얼마나 중요한 답장을 해야하길래 이 1분 때문에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거지?'
'내가 나 스스로에게 1분의 숨을 쉴 여유도 주지 못하는데 이 일은 나에게 정말 의미가 있나?' 

 

이렇게 내 안에서 적극적으로 잡생각을 퇴치하는 목소리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부터 내 안에 명상이라는 공간과 여유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아무리 바쁜 프로젝트가 있어도 이 1분을 꼭 지키려고 한다. 그러면 시간에 쫓겨있는 나, 다른 사람들의 요청에 반응하기 바쁜 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명상을 통해 시간의 주도권을 나에게로 가져오는 것이다. 남들에게 쫓기듯이 메일에 답장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도적으로 시간을 정해 답장을 하는 것만으로도 일을 처리한 이후의 느낌이 확연히 차이가 난다. (게다가 실질적으로 1분 '늦게' 답장한다고 해서 화낼 클라이언트는 아무도 없다.) 

 

보통 명상이라고 하면 오랜 시간, 가만히, 고요한 곳에서 해야한다는 선입견들이 많이 있지만 사실은 명상은 내가 나에게 맞게 얼마든지 디자인할 수 있는 활동이다. 나처럼 시간적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명상을 삶의 일부로 가지고 오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명상법을 추천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