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한 걸음씩 희망을 선택하라
베브 스몰우드 지음 | 유자화 옮김 | 위즈덤로드 | 2008년 11월 03일 출간
만족도: 4/5
요새 심리상담을 받고 있어서 그런지 심리학, 인지치료, 치유에 관한 책들이 많이 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해서 지난 번 암스테르담 한글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무료 나눔할 때에 들고 오게 된 책이 <한 번에 한 걸음씩 희망을 선택하라>이다.
처음에 책 제목을 봤을 때에는 그다지 끌리지 않았고 진부한 이야기가 담길 책일 거라고 예상을 했다.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선생님과 주고 받았던 이야기들을 글로 가볍게 훑어 보자는 마음으로 들고온 책인데 예상 외로 만족도가 높았다.
일단은 책의 구성이 굉장히 논리 정연하다. 챕터와 소제목들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읽고 난 이후에는 소제목들을 모아 챕터 당 생각 트리를 쉽게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게 내용들이 구분 및 정리되어 있다. 또한 임상 치료를 오래 해 온 저자의 경험이 책에 잘 녹아들어 실제 사례들이 꽤나 생생하게 담겨있다는 점이다. 가령, 35년 간 일해온 회사에서 해고를 당한 상담자가 자신의 비애 목록을 적어 공유한 챕터가 있었는데 꽤나 현실적이고 공감이 가는 부분이어서 놀라웠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혼동하기 쉬운 감정 개념들을 구분해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서 구분하는 연습을 해볼 수 있는 방식을 보여준다. 예를 들자면, 저자는 꽤나 깊이 있게 비애를 우울감의 차이를 설명하는데 상황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에 젖은 상태를 우울감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상황으로 인해 느끼는 감정(비애)와 상황을 대하는 태도(우울)을 구분짓게 해주며 내가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조금 더 정확하게 표현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용한 접근방식이라고 생각했다.
흥미로운 점은 책을 다 읽고 나면 제목이 그렇게 흔하고 진부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저자가 논리적으로 왜 한 번에, 한 걸음씩, 희망을, 선택해야하는지 자연스럽게 설득시킨 책이라고 생각한다. 강도가 높은 심리적 상실 상태를 겪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굉장히 유용하고 추천할 만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