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로그

나에게 값을 매기면 얼마나 될까?

류하 (流夏) 2021. 2. 23. 06:27

소득공제

나에게 값을 매기면 얼마나 될까

지요즈루 나오요시 저 / 이홍재 역 | 오늘의책 | 2002년 01월 31일  

만족도 3.5/5

 


메모

암스테르담 한인학교가 운영하는 도서관이 코로나로 인해 문을 닫는다는 소식을 듣고 주말에 처음으로 암스테르담 한인 학교를 찾았다.

약 5천여권의 책들을 기부하는 장이 열린 곳에서 오랜만에 '최신' 책이 아닌 1990년대, 2000년대에 출간된 책들을 손에 잡게 되었다.

 

그 중에서 제목이 너무 적나라해서 궁금해진 책이 바로 <나에게 값을 매기면 얼마나 될까>. 일본 원서가 출간된 시점이 1999년인 걸 고려하면 약 20년 전에 출판된 자기계발서라고 볼 수 있다. 샐러리맨을 중심으로하는 종신 고용의 형태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하고 스페셜리스트, 프리랜서가 늘어나기 시작한 일본의 당시 사회 모습이 잘 반영되어있다. 자극적인 제목에 끌려 읽고 있던 다른 책을 제쳐두고 주말 동안 완독했다. 가벼워 보이는 책 제목에 비하면 꽤나 진중한 메시지가 담겨있었던 책이었다. 

발췌

시장가치란 어디까지나 '현재의 시장 내에서 비지니스맨으로서 어느 정도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가'라는 일종의 잣대에 지나지 않는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의 가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시장가치일 뿐이다. 나는 인간의 가치는 절대로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무슨 실없는 소리를 하냐고 비난을 하겠지만, 시장가치를 측정하고 시장가치를 올리기 위해 이렇게 저렇게 해야한다는 등의 이런 논의는 일종의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좀더 말하자면, 어차피 인간이 살아가는 동안에 하는 모든 일은 게임이다. 희노애락이 교차하는 장대한 게임인 것이다. 기왕 그렇다면 되도록 스케일이 큰 게임으로 마음껏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매우 흥미 있는 일은 실제로 시장가치가 높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나는 가치 있는 인간이다'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반대로 그다지 시장가치가 높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나는 인간으로서 별 가치가 없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1) 인간 본위와 2) 시장이라는 두 가지 맥락에서 구분지어 평가하고자하는 저자의 접근이 인상적이었다. 그렇지만 시장의 논리가 만연한 현대 사회에서 나의 가치를 시장에서 매겨지는 가치 이전의 인간 본위의 비교할 수 없는 가치로 기억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저자는 인간 본위의 가치가 시장 가치에 앞선다고 가정하고 '나는 가치 있는 인간이다'라고 느낄 수록 시장가치가 올라간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역조건이 성립되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 가치를 올림으로써 나 스스로를 가치있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이다. 

본래의 시장가치 = 비전 + 능력 + 실적

- "비전은 사명과 재능에 입각하지 않으면 결국은 붕괴되고 마는 운명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것이다." 

- "현실을 부정하는 비전은 실현되기 어렵다." 
"현재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좋은 쪽으로 옮겨 가고 싶다는 사고방식이라면 그 사람의 잠재의식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현재'가 큰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결국 비전을 강하게 그리면 그릴 수록 '현재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의식이 강해진다. (...) 현재 의식보다 잠재 의식이 차지하는 비율은 훨씬 크다. 그렇기 때문에 잠재의식 쪽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3가지 능력의 종류
1. 전문 능력
= 전문 지식 + 전문 기술 + 경험도

2. 필수 능력
= 컴퓨터 활용 능력 + 외국어 능력

3. 프로페셔널의 핵심능력
= 리더십 + 전략 입안 능력 + 정보 분석 능력 + 프레젠테이션 능력 + 창조력 + 시간 관리 능력 + 심리 상태 관리 능력 

20년도 전에 출간된 책이지만 '자기 계발'의 요소들을 잘 정리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단순히 자신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사명' 혹은 '비전'에 기반을 둔 자기 계발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읽은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고 생각한다.